좋은 글방

긴 편지 /나호열

샤 인 2009. 4. 22. 13:36

     
    오늘의 명언
     
    
    나는 상처입은 사람에게 그가 어떻게 느끼는지를 
   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다. 
    나는 상처입은 사람을 볼 때마다 
    내가 마치 상처입은 사람인 것처럼 된다. 
    -  왈트 휘트만  -  
    
     긴 편지 /나호열  
    풍경風磬을 걸었습니다 
    눈물이 깨어지는 소리를 듣고 싶었거든요 
    너무 높이 매달아도 너무 낮게 내려놓아도 
   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
   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 우두커니 
    오래 있다가 이윽고 아주 오랜 해후처럼 
    부등켜 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지요 
    와르르 눈물이 깨질 때 그 안에 
    숨어 있던 씨앗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
    날마다 어디론가 향하는 손금 속으로 
    사라지는 짧은 그림자 말이지요 
    너무 서두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
    조금씩 솟아올라 고이는 샘물처럼 
    풍경도 슬픔을 제 안에 채워두어야겠지요 
    바람을 알아버린 탓이겠지요